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난금향의 회고록

한울댕 2024. 8. 10. 16:35

 약속할게 

 

약속 지킨다며 나한테 내밀었던 손가락...

그게 다 거짓말이었구나...

멋대로 기대하고 상대가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멋대로 실망하는 짓을 하고 싶지 않았다

 

하지만...

나는 쓸데없이 멋대로 기대해 버렸다...

그 사람들처럼...

 

그래도 믿었다 손가락까지 걸었으니까

나는 기다리는 거 외에는 할 수 없었으니까

하지만 그 시간을 헛으로 보내지 않았다

손재주가 없어 잘 만들지 못하는 화관을 만들었다.

항상 봄을 기다렸고 봄이 되면 시간을 쏟아 화관을 만들었다

 

당신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으니까

다음에 볼 때는 내가 만든 화관을 씌워주고 싶었으니까

당신들이 기대한다고 했으니까

 

하지만 몇 년이 지나도 내가 퇴소가 되기 전까지

당신들은 오지 않았다

그렇게 나는 퇴소날을 맞이하였다

 

 언니 연락해야 해! 

 누나 나중에 올 거죠? 

 

그 말에 나는...

 

 미안 앞으로 다시 볼일은 없을 거야... 

 

이 말을 던지고 문을 나섰다

말이 너무 심한 게 아니냐 할 수도 있다

하지만 기대시키고 싶지 않았다

 

지키지 못할 약속은...

하지 않는 게 나을 테니까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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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직에 처음 들어왔을 때에는 적응하지 못해 힘든 날을 보냈다

그러다 운이 좋게 머리가 좋다는 거에 눈에 띄어

기획과 작전을 짜는 데에 합류했다

자신이 없었다...

난 머리가 좋지 않으니까

 

그래서 나는 목숨을 걸고 노력했다

그때처럼...

항상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쉬지 않고 일에 몰두했다

잔인한 선택이어도...

내 기획과 작전은 완벽해야 하니까

 

 하... 이래서야 그 사람들과 다를 게 없네... 

 어쩔 수 없나?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겠지? 

 

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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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난 아직도 당신들을 기다린다

이 화관을 당신들 머리에 씌울 수 있는 그날을 위해

그러니... 한 번만 더 기대할게요...